“그렇다, 앙리에게는 시간이 많았다.
무한한 시간. 지금까지 겨우 일흔 해의 시간을 썼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한히 짧은 시간이로군.”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온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모티프로 그린 그림책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
역자 백수린
출판 목요일 2020년 10월 22일
쪽수 96
크기 151 * 237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 소개
폴란드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프랑스에 정착해 살고 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2018년 『잃어버린 영혼』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아무개 씨의 수상한 저녁』, 『과자가게의 왕자님』, 『천사의 구두』,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들이 있다.
출판사 서평
푸른 안개 속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한 노인의 마지막 하루
그는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어느 아침, 앙리는 일어나 뜨거운 차를 마시고, 버터와 잼을 바른 빵을 먹었다. 앙리는 평소보다 동작이 굼뜬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에 싸인 붉은 까치밥나무 열매. 그는 자신이 안개 속 까치밥나무 열매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앙리는 앞마당으로 나가 잠시 서성였다. 저 멀리, 추수가 끝난 밀밭에는 두루미들이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는 익숙한 오솔길을 걸어 큰길로 나갔다. 떡갈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동네 우편함들. 앙리는 주머니를 더듬어 열쇠를 꺼낸 다음, 우편함을 열어 보았다. 텅 빈 우편함……. 열쇠가 손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그는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앙리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고양이가 집 앞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앙리는 고양이 털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낡은 몽당연필을 꺼내어 문 아래에다 썼다. “돌아올게요.” 그는 벤치에 앉아, 여름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집 나무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의 시선과 손길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이 책은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 만든 그림책이다. 작가는 앙리의 하루를 천천히 따라가며, 그가 남긴 일상의 흔적을 조용히 더듬는다. 그리고 앙리가 느꼈을 외로움과 기다림, 두려움 같은 미세한 감정들을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앙리가 마음속에 담아가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날마다 바라보던 창밖의 풍경, 비를 머금은 바람의 냄새, 수레국화 줄기에 맺힌 작은 안개 방울. 그리고 함께했던 고양이의 보드라운 감촉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의 하루는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무한히 길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돌이켜보면 아득하리만치 짧고, 그 짧은 시간을 우리는 어떤 빛깔과 감촉으로 채울 수 있을까. 앙리는 오랫동안 기다리던 편지를 끝내 받지 못했다. 그것은 어쩌면 앙리의 삶에서 미완으로 남은 무언가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푸른 안개 속을 걷는다. 우리의 삶도, 마지막도 그럴 수 있을까.
“온통 푸른빛이구나.
말이 넘치듯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와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이 책에서 길을 잃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그래야만 하고요. 사건의 순서를 찾으려 애쓰지 말아요. 들판을 혼자 걸으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보세요. 저는 이 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고 해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안개 속에 숨어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좋으니까요.”
- 요안나 콘세이요
“때때로 시간은 앳된 이마에 할퀸 발톱 자국 같은 주름을 남기고, 생기 지닌 모든 것을 함부로 짓밟는 사나운 짐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앙리의 하루는 시간이 지나간 자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닮은 문장들이 한 사람의 인생 안에 존재하는 절정과 쇠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우리는 쇠락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쇠락이란 새벽의 푸른 안개처럼 희미하게 흩어지는 것, 안개 속의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것. 여름은 진즉 끝났고, 철새들마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는데도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는 왜 슬프지 않을까? 푸른색이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그림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 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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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앙리에게는 시간이 많았다.
무한한 시간. 지금까지 겨우 일흔 해의 시간을 썼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한히 짧은 시간이로군.”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온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모티프로 그린 그림책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
역자 백수린
출판 목요일 2020년 10월 22일
쪽수 96
크기 151 * 237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 소개
폴란드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프랑스에 정착해 살고 있다. 200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2018년 『잃어버린 영혼』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아무개 씨의 수상한 저녁』, 『과자가게의 왕자님』, 『천사의 구두』, 『잃어버린 영혼』, 『바다에서 M』 들이 있다.
출판사 서평
푸른 안개 속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한 노인의 마지막 하루
그는 자신의 온 존재를 다해
고양이 털의 부드러운 잿빛 심연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어느 아침, 앙리는 일어나 뜨거운 차를 마시고, 버터와 잼을 바른 빵을 먹었다. 앙리는 평소보다 동작이 굼뜬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개에 싸인 붉은 까치밥나무 열매. 그는 자신이 안개 속 까치밥나무 열매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앙리는 앞마당으로 나가 잠시 서성였다. 저 멀리, 추수가 끝난 밀밭에는 두루미들이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는 익숙한 오솔길을 걸어 큰길로 나갔다. 떡갈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동네 우편함들. 앙리는 주머니를 더듬어 열쇠를 꺼낸 다음, 우편함을 열어 보았다. 텅 빈 우편함……. 열쇠가 손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그는 애써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앙리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고양이가 집 앞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앙리는 고양이 털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낡은 몽당연필을 꺼내어 문 아래에다 썼다. “돌아올게요.” 그는 벤치에 앉아, 여름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는 집 나무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의 시선과 손길이 닿는 곳은 어디일까
이 책은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뒤 만든 그림책이다. 작가는 앙리의 하루를 천천히 따라가며, 그가 남긴 일상의 흔적을 조용히 더듬는다. 그리고 앙리가 느꼈을 외로움과 기다림, 두려움 같은 미세한 감정들을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앙리가 마음속에 담아가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날마다 바라보던 창밖의 풍경, 비를 머금은 바람의 냄새, 수레국화 줄기에 맺힌 작은 안개 방울. 그리고 함께했던 고양이의 보드라운 감촉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의 하루는 우리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무한히 길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돌이켜보면 아득하리만치 짧고, 그 짧은 시간을 우리는 어떤 빛깔과 감촉으로 채울 수 있을까. 앙리는 오랫동안 기다리던 편지를 끝내 받지 못했다. 그것은 어쩌면 앙리의 삶에서 미완으로 남은 무언가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푸른 안개 속을 걷는다. 우리의 삶도, 마지막도 그럴 수 있을까.
“온통 푸른빛이구나.
말이 넘치듯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와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당신은 이 책에서 길을 잃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그래야만 하고요. 사건의 순서를 찾으려 애쓰지 말아요. 들판을 혼자 걸으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보세요. 저는 이 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고 해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안개 속에 숨어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좋으니까요.”
- 요안나 콘세이요
“때때로 시간은 앳된 이마에 할퀸 발톱 자국 같은 주름을 남기고, 생기 지닌 모든 것을 함부로 짓밟는 사나운 짐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앙리의 하루는 시간이 지나간 자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닮은 문장들이 한 사람의 인생 안에 존재하는 절정과 쇠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우리는 쇠락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쇠락이란 새벽의 푸른 안개처럼 희미하게 흩어지는 것, 안개 속의 작은 까치밥나무 열매처럼 섬세하게 흔들리는 것. 여름은 진즉 끝났고, 철새들마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는데도 『까치밥나무 열매가 익을 때』는 왜 슬프지 않을까? 푸른색이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그림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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